전시

앵그르에서 칸딘스키까지 - 필립스컬렉션展

이사벨라아나 2014. 11. 29. 18:41

잔뜩 찌푸린 회색빛 하늘의 토요일 오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되는

필립스 컬렉션전 '앵그르에서 칸딘스키까지' 를 관람했다.

전시시간이 11시라 여유가 있어 예술의 전당 주변의 정취를 느끼며

평소에 보지 못했던 주위 풍경들을 둘러보았는데

 앙상한 감나무 가지에 걸려있는 몇 개 안되는 빨간 감이 유독 스산하게 느껴졌다.

 

만지면 바스락하고 부서져 버릴 듯 메말라 버린 나뭇잎과

 겨울옷을 입은 나무들이

고즈녁하고 쓸쓸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래도 스러져가는 가을의 끝자락은 한껏 운치있는 풍경을 자아낸다.

 

'앵그르에서 칸딘스키까지'는 고야, 쿠르베, 들라클루아, 드가, 마네, 고흐, 폴세잔 등

19세기 사실주의 화가의 작품들에서부터

20세기 모더니즘을 거쳐 추상표현주의와 현대미술의 그림들을 소장한

미국의 필립스컬렉션의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전시다.

화가의 작품들을 시대별로 분류해 서양미술사를 한 눈에 보는 듯했고

 평소에 보지 못했던 다양한 작품들이 공개되어 더욱 의미있는 전시였다.

 

작품 하나하나마다 예술가들의 삶과 그들이 지니고 있는 감정들과 생각들이

고스란히 들어있음을 알 수 있었고

무엇보다 작가로서의 치열한 창작의지와 불타는 열정으로

자신만의 화풍이 담긴 다양한 표현방법과 시대를 뛰어넘는 작품세계를

밀도있게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표제작인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목욕하는 여인'에서 부터

스페인의 천재화가 고야의 '회개하는 성 베드로'에 담긴 이야기

추상화를 대표하는 '칸딘스키'의 그림과

영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오베르의 집'

폴 세잔의 자화상 입체주의 화가 피카소의 몇 몇 작품들

인상주의의 대표적 화가인 클로드 모네

마네의 스페인 발레에 대한 사랑

인체가 만들어내는 조형미와 빛에 포착된 발레리나의 모습에 심취했던 드가

20세기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잭슨 폴록

그리고 우리나라 화가 김환기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작품 시리즈중 한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탈랜트 송승헌의 감미로운 목소리의 오디오 가이드도 차분하고 좋았다.

 

전시장을 나오니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