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쌀쌀한 날씨의 크리스마스인 오늘
오전에 서둘러 동대문 DDP에서 열리는 세기의 배우 오드리 헵번 전시회에 다녀왔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는 생긴이래 처음 방문해 보았는데
규모도 크지만 건물의 구조자체가 마치 미로같이 곡선을 이용해서 아주 특색이 있고
다소 낯설었지만 신기하고 재밌게 느껴졌다.
이번 전시회는 '아름다움 그 이상의 아름다움'에 걸맞게 한 세기를 아름답게 풍미한
여배우 오드리 헵번의 일대기를 모두 모아 그녀의 삶을
사진 자료와 함께 자세하게 써놓은 글을 통해서 아주 사소한 것까지 볼 수 있었다.
여배우로써의 화려한 삶도 있었지만 남자의 아내로, 또 아이들의 엄마로의
평범한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사진 곳곳에 담겨 있었다.
특히, 그녀의 어렸을 때의 삶이 인상적이었는데 어머니의 각별한 사랑과 노력으로
발레리나를 꿈꾸었지만 예기치 않은 전쟁으로 중단되었고
막상 전쟁이 끝나자
너무 커버린 키가 장애물이 되어 춤을 그만두어야 했던 사연은 참 마음아팠다.
하지만 자신의 재능과 끼를 살려 명배우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그저 우연만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안네 프랭크와의 사연도 그렇고
전쟁을 통해 유니세프의 도움을 받았던 경험이
훗날 노년에 다시 유니세프 구호활동의 봉사자로 나서는 계기가 되었던 점은
분명했으리라고 본다.
그밖에 사진자료와 그녀가 입었던 패션 디자이너 지방시의 의상들과 기성복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요리에도 취미가 있어 손님초대를 즐겨했다는 그녀가 직접 했다는 테이블 셋팅과
손수 타이핑 친 레시피들이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전해줬다.
전시공간 위로는 출연했던 영화 포스터들이 옛날 전성기를 누렸던 여배우의 시절을 장식했다.
또한 출연한 영화의 장면들은 추억에 젖게 했고
마지막 유니세프에서 활동한 영상물들은
따듯한 휴머니즘으로 다가왔다.
오드리 헵번이라는 사랑스러운 여배우의 삶을 세세히 들여다보는 듯한 전시를 통해서
아름다운 삶이 어떤 것인가를 새삼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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