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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여인의 키스 - 마누엘 푸익

이사벨라아나 2013. 12. 10. 22:59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동성애자로 감옥에 들어온 몰리나와

정치범인 발렌틴이 같은 감방에 수감되면서 

몰리나가 들려주는 영화이야기를 통해서 이질적인 두남자가  

인간적으로 서로의 관계를 이해해 가면서 서서히 가까워 진다.

 

영화라는 대중 예술을 소설에 접목시킴으로써

이야기 속에 여러편의 영화 이야기가 액자 형태로 등장하는데

원작 그대로 이야기하거나 아니면 몰리나에 의해서 재구성해서

허구의 틀을 만들어 끊임없이 펼쳐진다.

 

처음 영화 '캣 피플'의 표범여인의 이야기부터 

몰리나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매혹되어 점점 빨려드는 발렌틴.

사회혁명가 발렌틴은 처음에는 혁명적인 말투로 대하지만 차츰

그것 너머에 있는 인간적인 감정으로 빨려들게 된다.

영화 하나하나가 거미줄을 쳐놓는 구조로 영화속에 교감되어

발렌틴은 오히려 몰리나보다 더 몰입하는 단계에 이르는데

결국 모르핀에 의해 몽상적인 꿈까지 꾸게 된다.

 

몰리나와 발렌틴이 결정적으로 가까워지게 된 계기는

발렌틴에게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몰리나를 통해 서로가 정신적인

교감을 느끼며 서로의 몸을 닦아주면서 마침내는 하나의 사랑을 이룬다.

 

마지막에 몰리나가 출소하면서 교도서 방향으로 바라보면서 깊은 상념에 갈등하면서

자기자신을 위해서 이념적인 희생을 통해서

정치적인 투쟁을 위해서 목숨을 버린다.

죽음을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획득한 몰리나.

그것은 수동적인 삶의 자세에서 적극적인 삶으로 바뀐 행동으로

몰리나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이 책은 동성애에 대한 각주를 의도적으로 달아놓는데

실제로 동성애자였던 작가는 성해방에 대한 자신의 열망을

책의 각주를 통해 변론하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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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거미여인이야. 네 거미줄에 남자를 옭아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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