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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동안의 고독 - 가르시아 마르케스

이사벨라아나 2011. 1. 13. 23:54

 

 

콜롬비아 출신의 작가 가르시아 마르케스.

'마술적 리얼리즘' 기법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남미의 독특한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다소 황당하기도하고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면서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마콘도 라는 특별한 곳에서 부엔디아의 가문이 100여년에 걸친 역사가 이어 지면서 거듭된 번영과 몰락속에서

'고독'이라는 것을 대물림하면서 결국에는 멸망하고야 마는  이야기인데 결말이 약간은 허탈했다.

그것도 부엔디아 가문의 마지막 후예인 아우렐리아노가 멜키아데스의 산스크리트 어로 기록된 양피지 문서를 해독하면서

거기서 이미 멸망을 예고하며 지나온 과거 또한 그대로 적혀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이 그곳에서 죽을 수 밖에 없음을 인지하면서 소설은 끝이난다.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와  우르슬라가 결혼하면서 자리를 잡은 마콘도.

처음의 자신들만의 지상 낙원을 꿈꾸었던 의도와는 달리 마콘도는 집시들의 출현과 더불어

외부의 침투와 끊임없는 내란이 벌어지는 격랑속에서 서서히 몰락의 길로 가는데 그 과정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 또한 엽기적이고  복잡하게 이루어진다. 

5대에 걸친 자녀들의 이름또한 엄마나 아버지의 이름밖에 따지 않는 사람들.

특히 조카와 고모, 이모와 조카 간에  근친상간이 버젓이 벌어지고 자기들만의 세계에 갇혀 살려고 하지만

환경은 그들을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는다.

날씨 또한 3년동안 비가 오는가 하면 10년 동안은 비한방울도 구경하지 못하는 특이한 기후적 환경에서 벌어지는

벌레들과의 싸움 또한 이 책에서 만만치 않게 등장한다.

다소 복잡한 이 소설을 읽으면서 현실인지 아닌지 헷갈렸으나

라틴아메리카라는 이질적인 문화속의 전설같기도 한 있는 그대로의 스토리에 빠져 또다른 특이한 문학의 형태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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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그가 40년이라는 세월을 헛되이 보내고 난 다음에 겨우 단순한 삶의 가치를 깨닫게 될 때까지 그는 서른두 차례 전쟁을 벌였고,

체결했던 조약들을 거듭 파기했으며, 영광의 수렁에 빠져서 돼지처럼 허덕였다. - 191-

 

고독이 추억을 정리하여 마음속에 누적되었던 인생의 감상적인 쓰레기 더미를 불태워 없애고,

추려낸 추억을 순수하게 하고, 확대하고, 그리고 가장 쓰라린 부분들만 영원히 남게 하였기 때문이다. -246 -  아마란타가 레베카를 생각하며

 

40년만에 처음으로 늙음과 괴로움으로 황폐해진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았으며,

자기가 여태까지 상상하고 있었던 죽음의 영상과 자기 얼굴이 얼마나 닮았는지를 깨닫고 놀랐다.

한순간의 화해란 평생의 우정보다 훨씬 값진 것이란다.  - 315 -

 

달이나 해로 나누어봐도 별수 없고, 날을 시간으로 나눠도 별 도리 없는 끝없는 세월이 머뭇거리지도 않고 흘러감을 느끼면서

멍하니 내리느 비만 쳐다보는 사람들을 보았다. - 358 -

 

그의 고질은 근면함이요, 그의 탐욕은 극기요, 그의 멍청함은 참을성이라고 생각하고,

그의 게으름을 탓했던 자시의 독살스러움을 가슴 아파하면서 내장이 쥐어뜯기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 366 -

 

영혼은 잃어버린 꿈에 대한 향수로 밝아졌다.

페르난다는 자기가 이제 늙고 고생에 지쳐서 인생의 멋진 순간들로부터 너무나 떨어졌기 때문에

지난날 가운데 가장 고달팠던 때조차 무척 그립게만 여겨졌으며,

현관에서 바람에 실려 오던 오레가노 향기와 해질녘 장미의 짙은 냄새와 심지어는 벼락부자들의 짐승 같은 짓조차

이제는 무척 아쉬운 과거 속에 묻혀버렸음을 알게 되었다 - 402 -

 

이 거울의 도시, 아니 신기루의 도시가, 바람에 날려 없어질 터이며,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가 이 원고를 해독하게 되는 순간부터 마콘도는 인간의 기억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이며,

여기에 적힌 글들은 영원히 어느 때에도 다시 되풀이될 수 없을 것이니,

그것은 100년 동안의 고독에 시달린 종족은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날 수 없다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 4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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