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더불어 숲 - 신영복

이사벨라아나 2009. 9. 14. 21:54

여행은 설렘이라고 했던가?

있는 곳으로부터의 떠남과 새로운 곳에서의 만남,

그리고 결국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우리는 그것을 통해서 과거속으로도 들어가보고 현재를 느끼며, 다시 미래를 설계한다.

하얀 안개꽃 가운데 빨간 장미꽃 한송이를 꽂으면 안개꽃이 더 아름답게 보일까

아님 장미꽃이 더 아름답게 보일까?

인도의 간디와 네루의 비유를 들어

누군가 사랑에 대한 가장 정직한 방법을 물으면

'함께 걸어가는 것'이며 '함께 핀 안개꽃'이라고 답할 것이라고...

새로운 세기의 시작과 더불어 스페인의 우엘바 항구에서 부터 마지막 여행지 중국의 태산까지

2여년 동안 세계각지를  여행하면서 매주 신문에 엽서로 띄운 글을 엮은 책.

폐허로 남은 유적을 통한 역사적 인식에 가까운 글.

작가의 해박한 지식과 깊이있는 사색으로부터 나온 글이

매우 진중하게 다가왔다.

 

책 속에서

'잠 못 이루는 아프리카의 밤은 참으로 찬란합니다. 어느 하늘 구석이든

잠시만 시선을 멈추면 거기 가득히 별이 쏟아져내립니다.

시선을 타고 쏟아져내린 별들은 나의 가슴에 와서 분수처럼 퍼집니다.'

 

'당신의 말처럼 희망은 절망의 땅에 피는 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누군가의 희망이 다른

누군가의 절망이 되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희망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당신의 향기가 나의 뿌리를 타고 내가 들고 있는 술잔까지 올라온다'

침묵의 도시 마추픽추의 폐허에서 술잔을 들면 바예흐의 시구가 떠오릅니다.

~ 마지막 구절 '길(street)보다는 숲(forest)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