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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 베른하르트 슐링크

이사벨라아나 2009. 6. 2. 22:37

 

 

 

  

어릴적 특별했던 기억의 순간들이. 그 관계가 자의에 의해서가 아닌 상대방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깨어졌을 때

떨쳐버리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늘 따라다니는 평생의 지울수 없는 가슴의 응어리로 남아있다면

그것이 과연 사랑이었을까? 아님 떠나버림에 대한 증오였을까?

우연히 훗날 재판장에서 그녀와 재회를 하면서  그녀의 과거에 대해 알았을 때 어쩌지 못하는 그 마음.

문맹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내놓고 싶지 않은 여자의 자존심은 무엇일까?

단지, 지나간 기억의 조각처럼  다시 책을 읽어 녹음하여 넣어주는 일 밖에는 의식적으로

아무 사적인 행동이나 메모가 없다. 

내면세계에서는 늘 그녀에 대해 생각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과거속의 여자로 묶어두고 자신만의

흔적으로 남겨두고자 하는 미하엘의 이기심이 한나를 자살로 이끌게 하고...

한나가 죽은 뒤 몇년 후 자신이 그녀를 부인하고 배반하지 않았는지 끊임없이 자신의 태도에 갈등하면서

그것은 그의 인생내내 같이 따라다닌다.  그는 한나와의  과거를 떨쳐버리기 위해 글을 썼다고 한다.

하지만 결코 극복될 수 없는 과거인지라 영원히 자리잡고 있음은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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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그렇다. 그녀는 그것을 위해 싸웠다. 그러나 그녀는 승리를 위해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이 노출되는

대가를 치르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녀는 또한 내가 그녀의 형량을 몇 년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그녀가

만들어 놓은 자신의 이미지를 매도하는 것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런 거래라면 그녀도 직접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녀는 그것을 원치않은 것이다. 그녀에게는 자신의 이미지가

감옥에서 보낸 세월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우리의 인생의 층위들은 서로 밀집되어 차곡차곡 쌓여 있기 때문에 우리는 나중의 것에서

늘 이전의 것을 만나게 된다. 이전의 것은 이미 떨어져 나가거나 재쳐둔 것이 아니며

늘 현재적인 것으로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