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세월 - 마이클 커닝햄

이사벨라아나 2008. 8. 18. 20:08

마이클 커닝햄의 '세월'.

세 명의 여자들이 서로 다른 시대적 상황과  장소에서

각기 하루동안 겪는 일들을 다루고 있는데 죽음과 연관시키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다. 바로 소설 속의 또 다른 책  '댈러웨이 부인'이다.

 우울함과 환청, 발작증세, 그리고 기억상실증의 버지니아 울프.

자신의 소설속에 죽음을 꼭 넣고 싶어하며

결국에는 자신도  남편에게 편지 한장 남겨둔 채

코트 주머니속에 돌을 가득 넣고

강물로 들어가 자살하고 만다.

 

 안락한 가정생활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일상의 답답함과 외로움으로 우울 증세를 보이며

그저 버지니아 울프의'댈러웨이 부인'에 빠져살며

자살 대신에 두아이까지 버리고 집을 나가는 로라 브라운.

결국은 가족 모두가 죽고 정말 홀로 남겨진 여자가 된다.

 

뉴욕의 또다른 여자 클라리사.

로라의 아들 리처드가 쓴 소설(댈러웨이 부인)의 여주인공.

10여년에 걸쳐 썼다는 소설.

엄마의 가출을 소설속에서 자살한 걸로 그리며 평생 그리워한

엄마의 사진을 보여 눈물 흘리는... 에이즈에 걸린 남자 리처드.

결국 그도 창문 밖으로 몸을 던지며 자살을 한다.

 

아주 사소한 이유로 일탈을 꿈꾸고 얽히어 있는 서로 간의 관계들.

하지만 일상은 최선과 최악사이에 위태롭지만 쉽게 끊어지지 않고...

변하지 않는 건 '세월'만이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동성애와 양성애가 공존하고 클라리사의 정자은행에서 낳은 딸.

약간은 이해가 가지 않은 부분도 많았지만

세월이 변해도 인간이 가지는 어쩔 수 없는 본성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