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주 페렉의 '사물들'이란 책을 요즘 읽고 있는데
얇은 책이지만 은근히 매력이 있다.
이 책은 표면상으로는 사물들에 촛점이 맞추어진 듯하지만
스물을 갓 넘긴 실비와 제롬의 이야기로
프랑스 사회상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데
행복한 삶을 향한 사치와 호사를 꿈꾸며
다른 곳을 찾아 무작정 떠났다가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면서 다시 좌절하는 약간은 무모한 스토리이기도 하지만
조르주 페렉의 특이한 작법에 스르르 끌려들어갔다.
책으로 둘러싸인 벽들 사이에서, 오로지 그들만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사물들에 둘러싸여, 멋지고 단순하며 감미롭게 빛나는 사물들 사이에서,
삶이 언제까지나 조화롭게 흘러가리라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만 삶에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다.
집은 정돈되는 일이 거의 없지만, 오히려 제멋대로인 모습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다.
그들은 개의치 않을 것이다.
살아가는 모습이니까. 그들은 이 같은 안락함을 당연한 것, 애초에 있었던 것, 자신들의 천성처럼 여길 것이다.
그들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을 것이다. 펼쳐 보는 책, 쓰고 있는 글, 듣는 음반, 매일 나누는 대화에 신경을 쓸 것이다.
그들은 오래 일한 후, 저녁을 들거나 아니면 외식을 하러 나갈 것이다.
친구들을 만나고, 함께 산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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