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극 - 멜로드라마

이사벨라아나 2015. 1. 7. 20:12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로 몸을 한껏 움츠리게 만든 어제 화요일 저녁 8시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오랜만에 연극 '멜로드라마'를 관람하였다.

인지도 있는 배우 박원상님을 비롯 배해선님, 조강현님, 전경수님, 김나미님

이렇게 딱 다섯분이 각각의 배역으로

'사랑'이라는 테마로 때로는 아주 진지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면서도 아주 씁쓸한 스토리가 뭐지? 하는

느낌이었다. 

겉으로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이고 싶은 부부관계지만

조금만 들여다 봐도 아주 엇갈린 톱니바퀴처럼 얽혀 돌아가지 않는

완벽주의자 큐레이터 강서경의 삶에 대한 가치관이 그저 비웃기에는 너무나 슬프게 다가왔다.

잘못된 사랑은 그저 엇나가기만 하고

또다른 유혹으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는데

마음가는대로 하는 것이 사랑일까?

과연 '진짜 사랑이란 것은 도대체 뭐일까?' 하는 의구심으로 내내 지켜보았다.

교통사고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만든 인연에서 부터

남매라는 오누이관계, 그리고 부부라는 관계를 통해

아주 복잡미묘하게 설정된 새로운 관계가 어떤 의미있는 메세지를 전달해 주는 듯 했다.

처음 무대장면에서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이라는 그림에서

욕망은 누를수록 더 솟구쳐 나온다는 설명으로 시작하는 큐레이터의 대사에

나름 불륜을 다룬 드라마임을 슬쩍 제시한다.

또 중간에 나오는 로트랙의 그림또한 외설적이어서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설마? 했던 부분들이

거침없이 이루어지는 것에 '사랑'이라는 것이 정말 단순하게

아름답게 포장되어 난무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아심이 들었다. 

결혼을 통한 의무적인 사랑과

바보에 대한 순수한 사랑

그리고 마냥 엇갈리기만 하는 사랑을 통해서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또한 아주 특색있는 무대장치로 드라마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낸

무대연출이 독특해서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