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뮤지컬 러브레터

이사벨라아나 2014. 12. 7. 18:52

 

12월 6일 첫 토요일 오후 3시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러브레터'를 보고 왔다.

한겨울의 맹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었던가

 하얀 설원속에 묻힌 약혼자를 찾아가  

'오겡끼 데스까'를 외치는 장면만이 아련하게 뇌리속에 남아있었는데

이와이슈운지의  원작소설인 '러브레터'를 뮤지컬로 다시 본다는 기대감으로

두근거렸다.

책도 읽고 영화도 보았지만 아주 오래되어서 내용조차 가물가물하기만 했는데

뮤지컬로 보니 다시 잊혀졌던 스토리가 새록새록 생각이 나면서

새롭게 꾸민 무대배경과 더불어 현재와 과거의 기억이 교차되어

슬픈이야기지만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첫사랑의 추억이 전혀 의도하지 않게

드러나면서 다시 신선하게 다가왔다.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는 사실을 아주 뚯밖에 알게 된 것과

자신을 사랑했다고 믿었던 남자에게서 다른 사랑이 있었음을 발견했을 때의 묘한 부딪힘.

히로코 역과 후지이 이츠키의 1인 2역을 비슷하면서도 전혀 색다른 모습으로

완벽하게 소화해낸 배우 김지현님은 물론

어린 이츠키역과 남자 이츠키역의 배우분들의 아주 감성적인 목소리도

분위기에 녹아들정도로 맑고 감미로웠다.

 

그밖에 무대뒤켠의 오케스트라의 음악과

학창시절을 떠올리는 풋풋하고 익살스러운 연기와 노래는

잘 어우러져 공연내내 즐거움을 주었고

각각의 에피소드를

재치있게 표현해내 겨울이지만 벚꽃나무아래서의

아련한 옛이야기들을 마치 그 시절에 존재하고 있는 듯

옛날로 돌아간 듯한 착각과 아득히 멀어져간 어떤 의미있는 그리움을 안겨주었다.

 

사랑과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러브레터를 통해서

알지 못했던 각자를 찾게 되는 전환점이 되면서

마치 장난처럼 보내게된 한통의 편지로부터 시작된

그리움의 정체는 한편의 아름다운 이야기로 남아

메마른 감성을 흠뻑 적시게 했다. 

교복을 입은 시절의 함께했던 추억들이

이제는 가슴한켠 아주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는 어떤 추억의 편린이 되어

이런 뮤지컬을 통해 다시 낭만적으로 되살아나는 듯

그 시절을 생각할 수 있어서 겨울이지만 봄처럼 따듯함이 전해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