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줄리언 반스

이사벨라아나 2013. 10. 7. 20:16

 

스웨덴의 노벨상, 프랑스의 콩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알려진 맨부커상 수상작.

줄리언 반스라는 작가는 그 이전에도 맨부커상 후보로 3번이나 올랐고 각종 수상경력이

화려한 작가로 '전후 영국이 낳은 가장 지성적이고 재기 넘치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노년의 주인공 토니 웹스터는 어느 날 받게 된  편지 한 통으로

그가 이제껏 살아왔던 삶의 기반이 흔들린다.

 

삶과 시간과 기억이라는 문제를 되짚어보면서

40년 전  자신은 정작 보낸 기억도 하지 못하는 저주섞인 편지를

헤어진 여친 베로니카와 그의 친구인 에이드리언에게 한통씩 보냈었는데

정작 에이드리언이 자살을 하고  장애를 가진 아이가 베로니카 곁에 있어

자신이 썼던 편지가 예감했던 그대로 이루어졌다고 믿고

그녀에게 사과하려하지만 베로니카는 감을 못잡는다는 투박만 준다.

베로니카 엄마가 토니에게 유산으로 남긴 500파운드와 에이드리언의 일기는 어떤 의미인지는 불가사의하다.

결국, 베로니카의 아들로 여겨졌던 아이가 정작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가 느꼈을 막연한 공포보다  극히 더 혼란스러웠고 그 자신조차도

이해할 수 없었던 모든 상황들에 있어

책 속 마지막 한문장이 그 말을 대신하는 것 아닐까?

 

'거기엔 축적이 있다. 책임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 너머에, 혼란이 있다. 거대한 혼란이.'

============================================================================================

책 속에서

 

그러나 시간이란...... 처음에는 멍석을 깔아줬다가 다음 순간 우리의 무릎을 꺾는다.

자신이 생각했을 때 우리는 그저 무탈했을 뿐이었다.

자신이 책임감 있다고 느꼈을 때 우리는 다만 비겁했을 뿐이었다.

우리가 현실주의라 칭한 것은 결국 삶에 맞서기보다는 회피하는 법에 지나지 않았다.

시간이란...... 우리에게 넉넉한 시간이 주어지면, 결국 최대한의 든든한 지원을 받았던 우리의 결정은

갈피를 못 잡게 되고, 확실했던 것들은 종잡을 수 없어지고 만다 - 162

 

우리는 살면서 우리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얼마나 자주 할까. 그러면서 얼마나 가감하고, 윤색하고, 교묘히

가지를 쳐내는 걸까. 그러나 살아온 날이 길어질수록, 우리의 이야기에 제동을 걸고, 우리의 삶이 실제 우리가

산 삶과는 다르며, 다만 이제까지 우리 스스로에게 반기를 드는 사람도 적어진다.

타인에게 얘기했다 해도, 결국은 우리 자신에게 얘기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 165

 

시간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마흔은 아무 것도 아니야.

쉰살은 돼야 고생의 절정을 맛보는 거지

예순은 새로운 마흔이야......

시간에 대해 내가 아는 건 이 정도다.

객관적인 시간이 있다.  그리고 주관적적인 시간도 있다. -210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첩기행 1, 2   (0) 2013.10.28
대성당 - 레이먼드 카버  (0) 2013.10.17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0) 2013.10.03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0) 2013.09.30
1984 - 조지 오웰  (0) 2013.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