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지나가는 말로 딸에게 "이번주 토요일 이지성작가 북콘서트 있는데 갈래?"하고 물어보았더니
"어, 갈래" 하는 예기치않은(?) 답변을 듣고
이왕 광화문쪽으로 가는 길에 샤갈전에도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도서관에 들러 샤갈에 관한 책을 급하게 대출해서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개략적으로 그의 그림과 설명들을 눈으로 익혀두었다.
서울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종각에서 내려야 하는데 무심코 시청에서 내려버렸다.
다행히 가까운 거리이고 더구나 예약하고 간 자리가 아니라 느긋하게
따뜻한 봄볕을 받으며 걷는 기분도 나름 괜찮았다.
많이 풀린 날씨탓인지 거리의 사람들 차림새도 가벼워진 듯 활기가 넘쳤다.
종로 반디앤루니스 서점 지하 광장에서 열린 이지성 작가 사인회.
최근 그의 책 '꿈꾸는 다락방'만 읽었는데
꽤나 젊은 나이에 상당한 독서력과 자기계발서로
소위 잘나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축에 드는 작가와의 사인회에 앞서 가진
대담시간은 주로 인문고전 읽기에 대한 책 그의 신작 '리딩으로 리드하라'에 초점이 맞춰졌다.
인문고전읽기의 중요성, 즉 다른 일반서적과의 큰 차이점은 깨닫고 사색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작가는 인문고전 독서의 핵심은 행복과 사랑이라고 한다.
행복과 사랑은 단지 자기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위해 고민하고 실천했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했다.
너무 짧은 시간이라 아쉬웠고 내용이 약간은 좀 보편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 사인회가 끝나고 영풍문고에 잠깐 들러 책구경좀 하다가 바로 덕수궁근처에 있는 시립미술관으로 향했다.
샤갈전의 인기를 실감하듯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불편한 구두를 신고 갔더니 다리가 넘 아파 잠시 쉬다가 매표소로 갔는데
저녁6시 이후는 2,000원이 할인이 된다고 했다.
사람이 너무많아 일정 숫자의 관람객이 나오면 입장을 시켜서 잠깐 대기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층에서 오디오를 대여하고 둘이 이어폰을 하나씩 끼고 전시회장에 들어갔다.
색채의 마술사라고 하는 샤갈.
그의 그림은 온통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그가 자란 비테프스크마을에서부터 농촌생활,
소와 수탉이 주로 등장하는 동물들, 꽃과 사랑하는 연인등 일상적인 소재는 물론
꿈, 성서에 나오는 이야기, 서커스, 라퐁텐의 우화, 그리고 동화속의 삽화등
마치 환상과 꿈과 현실이 서로 교차되어 화려한 색채와 형상으로
그만의 낭만적이고 독특한 세계를 표현한 미술작품을 직접 볼 수 있다.
러시아 비테프스크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망명하여 98세의 긴생애동안
그의 작품세계는 유화를 비롯 석판화,벽화,스테인드 글라스
심지어는 조각과 도기(陶器) 제작을 비롯하여 무대 장식 분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그의 작품 중 대작이라고 할 수 있는 '유대인 예술극장 장식화'는
한쪽 벽을 가득 채운 규모도 놀라웠고 그림에 대한 설명이 밑에 있는데 불후의 명작으로 가장 눈길을 끌었다.
전시회를 보면서 샤갈이 어떠한 사조에도 속하지 않은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미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여태껏 본 화가의 작품과는 또다른 특이한 세계를 보았다고 할 수 있다.
도슨트설명을 들으면서 여유있게 그림을 봐야하는데...항상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전시회를 보고 밖에 나오니 컴컴한 어둠속에 눈꽃조명으로 어우러진 주변의 풍경이 반겼다.
샤갈의 작품들
<도시 위에서, 1914~1918, 캔버스에 유화>
<두 얼굴의 신부, 1927년, 캔버스에 유화> <다프니스와 클로에, 1961년, 석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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