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소설 무소유 - 정찬주

이사벨라아나 2010. 5. 18. 08:58

법정스님의 일대기를 장편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쓴 책.

처음 스님의 책 '홀로사는 즐거움'을 접하면서 강원도 오두막에 혼자 살면서

주변의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와 더불어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고,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어디든지 여행도 다니고

또, 스님이 차안에서 즐겨 들었다는 유키구라모토의 '분수의 소네트'등 듣고 싶은 음악도 실컷 들을 수 있으면서

글이 쓰고 싶을 때는 아무 방해도 없이 글을 쓸 수 있는 여유와 바쁠  것 하나 없는 느긋함이

도시인의 삶속에서는 결코 누릴 수 없는 산 속의 고요와 평화가 느껴서 그런 삶을 부러워하며

그분이 쓴 글을 읽을 때면 나도 모르게 마음속의 평화가 찾아왔다.

그 후로 그분의 책은 눈에 띄면 빌려와서 읽었다.

 

보통사람들과의 삶과는 분명 다르지만 어떤 이면에는 인간이기에 그가 느끼고 생각하는 일 자체가

자연스럽게 가깝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다.  

특히 이 책은 그분의 알려지지 않은 비교적 상세한 사적인 이야기가 

스님이 직접 지어주신 '무염'이라는 법명의 작가 정찬주님에 의해

비교적 픽션이 아닌 스님에게 직접 들었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  더욱 더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소설 무소유는 법정스님이 4살때 아버지를 여의고 할머니와 어머니밑에서 어렵게 자랐던

결코 유복하지 않은 성장배경부터 시작하여

그가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스스로 출가하려고 대각사를 찾아가 불교에 입문하여 

출가를 허락받고 삭발을 하며 얽히고 섥힌 세속과의 인연을 끊고 마침내 효봉스님의 제자가 되어

수행을 잘하여 법의 정수리에 서라는 뜻의 '법정'이라는 법명을 받고

행자스님을 거쳐 시자스님으로 거듭나면서 스승인 효봉스님으로부터 두 개를 갖지 않는 청빈의 무소유,

즉, 군더더기가 없는 단 한개의 필요한 소유만 있을 뿐이라는 지혜를 터득하고

바로 실천하면서 자신의 무게를 내려놓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 사연에서

무소유가 나온 근원을 알 수 있었고

세속의 책을 읽다가 발각되어 부엌에서 태우면서 거기서 번뇌가 타들어가듯 느끼며

자신이 선택한 고통이었기에 기꺼이 

'고통스런 현실도 추억이 되면 단풍처럼 아름답게 물드는 것인가' 하며 이겨냈던 자기자신과의 수행으로

안거와 해제의 되풀이 되는 절에서의 삶 속에서의 끝없는 정진으로 텅빈 충만을 경험하고

문학적인 재능을 인정받아 불교서적 번역에 참여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다래헌에서 무소유를 집필하게 된 배경을 알 수 있었다.

연필 몇 자루에 마냥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맑은 영혼의 소유자.

 

강원도 오두막인 수류산방에 들어가면서 세상과 다시 동떨어져 자신만의 삶속에서

'맑고 향기롭게'운동'을 통해  우리에게 욕심없이 살고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길로 인도하며  

죽음에 이르기까지 생과 사의 경계마저 허물어버리는 그의 정신에 경외심이 일었다.

 

법정스님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마음 비우기' 즉, 작은 것에 만족하고 소중히 하여 그것을 통하여 느끼는 행복을 맛보는

그런 삶을 살고자 마음 먹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