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작가들의 글쓰기는 역시 많은 독서량에서 비롯된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었다.
김용택
캄캄한 땅 속에서 나를 건져 갈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렸다. 빛이 없어도 때로 무순은 노랗게 자랐다.
달빛 아래 강물을 나는 수도 없이 건너다녔다. 물소리는 외로운 내 발목을 잡고, 내 발소리는
산이 잡아갔다. 그렇게 나를 꺼내갈 흰 손을 기다리던 어느 날 시가 내게로 왔다.
산이 환하게 열리고, 강물이 산굽이를 희게 돌아왔다. 발등이 환했다.
김원우
물론 글쓰기는 지난한 작업이다. 어떤 장르의 글을 쓴다하더라도 무슨 내용을 어떤
어휘들로 단장해야 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 이 구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노트나 잡기장에 메모를 해두거나, 머릿속에다 어떤 상을 저장해두는 작자의 기량을 개발,연마할 수도 있다.
구름처럼 변화무쌍한 그 상이 어느 정도로 윤곽을 드러냈을 때, 기고를 하게 되고 그 직전에
초조해서 손을 자주 씻는 강박증세에 시달리기도 한다.
도종환
문학의 토양은 상처다. 상처가 스승이다. 결핍이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고 내면 깊숙한 아픔이 시의 밭이다.
그 아픈 기억들을 아름다운 것으로 변용시킬 수 있는 장르가 문학인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이야말로 자기의
상처를 치유하고 남의 아픔을 위로하는 의료행위인 것이다.
서정오
공연히 어려운 말로 젠체하는 글이 아니라, 삶 속에서 절로 터져나오는 내 생각과 내 느낌과 내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는 글을 써야 한다. 그리하여 글이 온 세상에 강물처럼 흘러넘쳐야 한다.
성석제
나는 문학이 가지고 있는 본질, 보편의 감동에 닿았던 것이었다. 난생 처음 경험하는 감정, 감각에 나는 당황했다.
신달자
모든 인간적 평화와 사회적 욕망을 반납하고 뜸부기처럼 습한 눈물 속에 살아가는 그 순간에도
시는 내 안에서 병을 자처하고 소리 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안도현
글쓰기란, 나라는 인간을 하나씩 뜯어고쳐 가는 일이었던 것 같다.
문학에 의해 변화된 내가 흔들릴 때마다 문학은 다시 나한테 회초리를 갖다 댔다.
문학은 나에게 늘 초발심의 불꽃을 일으키는 매서운 매였다.
안정효
해면처럼 끊임없이 지식을 빨아들이고 섭취하는 틈틈이 나는 이 수업시대에 책으로부터 모아들인
그 지식을 발효시킨 다음 그것을 촉매로 삼아 나 자신의 영혼을 키우는 되새김질을 하기 위해 가끔 반추의 시간을 가졌다.
그것은 다수의 타인들이 펼쳐놓은 정신적 혼돈으로부터 나 혼자만의 평화를 다듬고 거두어들이는
시끄러운 침잠의 강요된 과정이었다.
우애령
프랑수아즈 사강 같은 천재는 소녀시절, 카페에 앉아서 <슬픔이여, 안녕>을 썼고 도스토예프스키나 발자크 같은
작가는 빚쟁이를 문 앞에 세워두고도 그렇게 불후의 명작을 썼다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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