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뮤지컬 앤ANNE

이사벨라아나 2018. 1. 12. 09:01



뮤지컬 앤ANNE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

2018년 1월 5일 오후 8시



연일 계속되는 맹추위의 겨울날씨에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강머리 앤'원작을 바탕으로한

뮤지컬 앤을 보기위해 퇴근후 대학로 드림아트센터로 향했다.



티켓팅을 한 후 공연이 시작되기전 입구 여기저기를 둘러보니

배우들의 새해 기원이 적힌 카드도 눈에 띄고

소품도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다.

길모퉁이라는 간판이 크게 모서리 귀퉁이에 있길래 의아했는데

공연을 보고나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뮤지컬 앤은 극단 걸판의 대표 뮤지컬로

지난 8월 공연후 앵콜 공연으로 다시 찾아왔는데

뮤지컬 속 또다른 뮤지컬로 약간 색다르게 다가왔다.



10명의 배우들이 출연한 가운데 걸판여고 연극반이 공연할 제목이 바로 앤ANNE이였다.

주인공 앤 이름끝에 E자로 끝나는 걸 강조하면서 시작된 뮤지컬은

3명의 배우가 차례로 앤 역할을 맡는데 처음 등장한  임소윤 배우의 양갈래 딴 긴머리와

깜찍한 외모가 어릴 적 읽었던 빨강머리 앤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3명의 배우가 성장과정 순으로 변화되어 다른 모습을 하고 나오는지

뒤에 이은 신혜지, 임찬민 배우도

엉뚱하지만 상상력이 풍부한 앤 역을 잘 소화시킨것 같다.

매슈역과 마릴라 역을 맡은 배우들은 옛날 텔레비젼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톤과 똑같을 정도로 푸근하고 마음씨 넉넉한 배역을 그대로 보여주셨다.

그밖에 친구 다이애나, 길버트, 린드부인 등 주변인물들도 상황과 잘 어우러져

뮤지컬이 액자속으로 들어간 듯 현실과의 경계를 넘나들며 보여주었는데

시종 경쾌하면서도 화기애애하게 본연의 스토리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흥겨운 율동과 함께 넘버들도 귀에 쏙쏙 들어올 정도로 전달력이 있었다.



 특히 합창이 많았는데 소품인 체크무늬 남방을 아주 여러모로

이용해 보여지는 율동이 특색있었다.

소극장에서의 공연은 배우들을 가까이 볼 수 있어 좋은데

이 날은 배우들 모두 나와

싱어롱 데이라고 해서 티켓팅할 때 나누어준 가사 프린트물을 보고

관객과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코너가 있었다.

오랜만에 불러보는 노래지만 반복되는 리듬이라 어렵지 않게 부를 수 있었다.

'저 길 모퉁이를 돌면 분명 좋은 일이 펼쳐질 거라고

이제 난 믿어요. 용기를 내어봐요'

공연이 끝나고 계속 흥얼거리게 되었다.

날씨는 추웠지만 한편의 생기돋는 뮤지컬로 마음만은 따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