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극 - 옆방에서 혹은 바이브레이터 플레이

이사벨라아나 2017. 5. 1. 20:54



연극 옆방에서 혹은 바이브레이터 플레이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

2017년 4월 30일 오후 3시


제 38회 서울연극제 공식 선장작 10편 중의 한편인

연극 '옆방에서 혹은 바이브레이터 플레이'는

미국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

사라 룰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연극인데

미국에서는 토니상과 플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문제작으로

높은 흥행기록을 세웠다고 하는데 이번에 

극단 행길의 창단 10주년 기념공연작으로 선보였다.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은 처음 가보았는데 무엇보다 공연장이 넓고  쾌적해서 좋았다.

무대는 시대적 배경에 맞게 진찰실과 거실인 듯한 두 공간이

엔틱한 분위기로 나란히 세팅되어 있었고

옛날 축음기를 통해 간간이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과

무대 뒤쪽에 커다란 창문들이 배치되어 비오는 장면이나

눈오는 장면을 아주 고풍스럽게 연출해 냈다.


 

 

실제로 바이브레이터 역사의 시작은 영국의 빅토리아 왕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그당시 여성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정신질환인 히스테리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기구라고 한다.

전기의 발달과 더불어 치료용 도구로 발명된 셈이다.


연극은 1880년대 미국 뉴욕 근교의 기방스박사의 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데

옆방의 진료실과 거실이라는 두 공간을 오가면서

전기 바이브레이터를 이용하여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환자에게

성감대를 자극하여 기본적인 흥분을 이끌어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하여

정신적인 기분까지 좋아지게 만들어 치료한다는 내용인데

진료실에서 벌어지는 풍경이 다소 과장이 있으면서도

적나라하게 표현을 했는데 그다지 위험할 정도는 아니었다.



주로 박사와 조수, 박사의 부인, 유모, 환자부부, 화가인 환자를 중심으로

 중간중간 코믹한 대사들과 사랑에 대한 감정 표현들이 웃음을 유발 시켰고

성에 대한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을 그대로 노출시켜

환자들은 만족할 만큼 치료를 하면서도 정작 박사의 부인은

사랑에 목말라 하면서 기계에 의존하지 않은 진정한 관계를 원하는데... 



인간의 원초적인 문제인 성에 관한 소재를 다소 유쾌하면서도

재치있게 다루어  환자들 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하고 행복을 누리고 싶어 한다는 기본적인 욕구를

위트있는 대사와 배우들의 진지하면서도 때론 코믹한 액션이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배어 나와 무대를 꽉 채웠다.

 


또한 시대적인 배경과 더불어 고풍스러운 의상으로

분위기를 한껏 연출하여 고전적인 느낌을 충분히 살렸다.

평범하지 않은 소재를 다룬 연극이어서 다소 긴장을 하면서 보았는데

로맨틱 섹스 코미디라는 낯선 장르가 약간은 신선하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