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내이름은 빨강머리 앤 전시 - 갤러리아 포레

이사벨라아나 2019. 7. 6. 18:54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빨강머리 앤>은 어린시절 누구나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나

푹 빠진 기억이 있을 것이다. 빨강머리에 얼굴엔 주근깨가 가득한 상상력이 풍부한 고아소녀로

독신으로 살아가는 남매에게 입양되어 살아가는 성장스토리로 익숙한 아주 친근한 캐릭터이다.

서울숲에 위치한 갤러리아 포레에서 열리고 있는 '내이름은 빨강머리 앤' 전시는

출간된 지 100여년이 지난 명작소설을 바탕으로 회화, 애니메이션, 대형설치 작품, 음악 과 영상물로

원작을 재해석한 현대적인 전시로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빨강머리 앤의 세계로 들어가

사랑스러운 빨강머리 앤과 친구 그리고 이웃들에 관해

아티스트들의 특별한 작품들이 여러가지 형태로 표현되어 전시되었다



이번 전시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비롯 9개의 챕터로 구성되었다.

1. 불쌍한 고아소녀

2. 공상가의 방

3. 유령의 숲

4. 영원한 친구 다이애나

5. 빨강머리

6. 에이번리의 다정한 이웃들

7. 말할 수 없는 친구, 길버트

8. 길 모퉁이

9. 사랑하는 가족, 매슈와 마릴라




전시장 입구로 들어가면 프리뷰로

각각의 챕터에 어울리는 화사하고 산뜻한 일러스트레이션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긍정의 아이콘인 빨강머리 앤의 고아시절부터 길모퉁이를 돌면

새로운 미래가 펼쳐질 것 같은 주제의 그림들이 너무 예뻤다.




각각의 챕터가 구성된 공간을 따라 들어가면

그 방에 대한 설명과 함께 새로운 세계가 나타나듯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그곳엔 서재가 있고 앤의 책상이 있고, 식탁이 현실적으로 세팅되어 있기도 하고

인터렉티브 미디어 설치공간도 가상의 친구 케이트 모리스를 모티브로

책장에 들어가면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도 들을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같은 밝은 이미지의 공간도 있었지만

유령의 숲을 표현한 곳인 어두컴컴한 세계는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모스기계가 놓여있는 책상에 앉아 오래된 옛날 기기를 접할 수 있는 낯선 체험도 해보고

거울 속 미로같은 공간은 은밀한 분위기를 조성해 다소 음침한 듯 하면서도 신비로웠다.

곳곳에 빨강머리 앤 영상이 이어져 잠시 앉아 보다가 어릴적 추억 속에 빠져보기도 했다.




전시공간의 세부적으로 구분되어 공간과 공간이 전혀 색다르게 다가와

공간마다의 분위기가 특색있으면서도 이색적인 느낌이 들었다.

한 편의 동화로 탄생된 전시가 어쩜 이토록 다양한 표현으로 이루어지는지

감탄이 절로 나왔다.




현대적인 해석이 들어간 전시답게 현대 미술의 영역은 참으로 다양하고 새롭다는 것을 느꼈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참가한 전시라 각각의 개성있는 작품들이 표현되어

아주 특별한 전시였다.




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빨강머리' 로 자신의 컴플렉스를 써서 지우개로 지워 그 지우개찌거기의

무게를 저울에 재보는 체험이었는데 자신의 컴플렉스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경험하는 재밌는 체험이었다.

찌꺼기를 상자에 담으면서 컴플렉스도 날려 버릴 수 있었음 하는 바람을 스스로에게 했다.



고전인 '빨강머리 앤'과 현대의 아티스트들이 만난 이번 전시는

친근한 캐릭터로 현대미술의 세계의 다양한 영역을 맛볼 수 있는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