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아이가 재미있으면서 읽기 쉬운 책을 좀 골라달라고 하길래(아마 독서록 작성때문 인듯 싶다)
나름대로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싶어 책장에서 골라 책상위에 놓아두었는데
시간이 빠듯해서인지 본체도 안하길래 그냥 내가 다시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예전에 읽었는데 다시 또 새롭게 다가오는 주인공 홀든 콜필드.
다니던 학교 펜시에서 영어를 뺀 전과목에서 낙제를 해 퇴학을 당한 후부터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며칠간의 일정을 참으로 자세히 묘사해 놓았다.
모든 것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온통 우울하다는 생각을 일삼는 주인공 콜필드.
실제로 이 책을 쓴 작가도 학교시절 퇴학을 당한 경험이 있어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한 소설인 듯 싶었다.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부조리한 현상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스로 사회 부적응자가 되어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지만 그가 며칠동안 뉴욕의 거리를 헤매면서 단순하게 시간을 떼우기 위해서
만났던 사람들과의 관계는 원만하지 못했고 늘 결과는 우울로 이어져 그 세계를 탈피하고자 떠나는 것을 시도했지만
결국은 동생 피비의 맑고 순수한 영혼의 세계에 이끌러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짧은 이야기지만 읽는 내내 사춘기 소년의 방황하는 마음에 이끌려 동화되어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그의 이야기속으로 끌려들어갔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뭐냐는 동생 피비의 끈질긴 질문에
아득한 절벽옆에 있는 넓은 호밀밭을 뛰어노는 아이들이 절벽밑으로 떨어지지않게 보호하고 지키는 파수꾼이 되고싶다는
자신이 생각해도
정말 바보같은 대답을 할 수 밖에 없는 그의 또다른 이면에 그에게 과연 타락했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남겨본다.
책 속에서
지금 네가 떨어지고 있는 타락은, 일반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좀 특별한 것처럼 보인다.
그건 정말 무서운 거라고 할 수 있어.
사람이 타락할 때는 본인이 느끼지도 못할 수도 있고,
자신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거야.
끝도 없이 계속해서 타락하게 되는 거지.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인생의 어느 순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환경이 줄 수 없는
어떤 것을 찾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네가 그런 경우에 속하는 거지.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찾을 수 없다고 그냥 생각해 버리는 거야.
그러고는 단념하지.
실제로 찾으려는 노력도 해보지 않고, 그냥 단념해 버리는 거야. - 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