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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그대에게 가는 길 - 이중섭

이사벨라아나 2010. 9. 18. 22:14

가장 한국적인 화가라는 이중섭.

일본 유학중에 미술학교에서 만난 일본인 마사코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져 마침내는 결혼을 하지만

6.25라는 전쟁속에 부산, 제주도 서귀포로 거주지를 옮기고 경제적인 궁핍으로 인해

아내와 가족을 일본으로 보내고 자신은 한국에서 떨어져 지내면서

아내에게 그리움이 담긴 애틋한 마음으로 보낸 편지들과 그림들이 들어있다.

1916년생인 그가 어떻게 그렇게 직접적인 표현이 담긴  편지를 쓸 수 있는지

예술가라서 인지 사랑이라는 표현을 과감하게 글로써 쓸 수 있는 그가

생활자체는 많이 어려웠지만 마음만은 항상 가족을 생각하는 그의 절대 고독을 느낄 수 있었다.

40이라는 결코 길지 않은 인생을 오로지 혼자의 공간에서

끊임없이 창작하고 작업에 몰두하는 그림의 세계속에서 빠져있다

결국에는 병으로 인한 죽음을 홀로 쓸쓸하게 맞이했을 것을 생각하니

참 많이 열정적이었던 그의 삶이 정말 힘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살아서는 궁핍했지만 죽어서는 신화가 된 화가.

그의 그림 세계를 좀 더 깊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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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참된 애정의 표현이오. 참된 애정에 충만함으로써 비로소 마음이 맑아지는 것이오.

마음의 거울이 맑아야 비로소 우주의 모든 것이 올바르게 마음에 비치는 것 아니겠소?

다른 사람은 무엇을 사랑해도 상관이 없소. 힘껏 사랑하고 한없이 사람하면 되오.

나는 한없이 사랑해야 할, 현재 무한히 사랑하는 남덕의 사랑스런 모든 것을 하늘이 점지해 주셨소.

다만 더욱더 깊고 두텁고 열렬하게, 무한히 소중한 남덕만을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열애하고,

두 사람의 맑은 마음에 비친 인생의 모든 것을 참으로 새롭게 제작 표현하면 되는 것이오.

나의 아스파라가스 군(발가락 군)에게 몇 번이고 살뜰한 뽀뽀를 보내오.

한없이 부드럽고 나긋한 나만의 아스파라가스 군에게 따뜻한 아고리의 뽀뽀를 전해 주구려.

나만의 소중한 감격, 나만의 아스파라가스 군은 아고리를 잊지나 않았는지요?

어디 물어 보고 답장을 자세하게 써보내 주시오. (p. 121)